카테고리 없음

백남준 TV와 미디어아트

ooziaoxoa 2023. 7. 19. 03:47

2207 김하늬 

 

 

   백남준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플럭서스 운동을 주도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연 형식이 결합된 새로운 예술을 구상하게 된다. 이의 실현을 위해 그는 TV를 전략적으로 선택한다. 영화의 움직이는 이미지를 시간의 지연 없이 먼 곳에서도 볼 수 있게 하고자 한 것이 tv였다. 무엇보다 짧은 순간에 전파가 닿는 범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한 채널에 집중하는 집단 전체의 가치와 이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것이었다. 이를 입증하듯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에는 TV는 전 세계에 폭발적으로 보급되었다. 백남준의 첫 개인전은 그의 동료들조차 눈치채지 못하게 비밀 작업실에서 엔지니어와 함께 준비되었다. 이때 그의 텔레비전을 활용한 작품 구상은 전자악기에 가까운 시각적 공연 같은 것이었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대중적 개념을 내포한 미디어아트의 특성은 그의 첫 개인전에서도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백남준의 초기 주요 활동을 보면 그는 아방가르드 음악가였다. 무대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이때 악기를 부수는 등 극적인 행동을 보였다. 플럭서스가 처음 사용하고 선언문을 발표, 변화, 움직임, 흐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귀족병에 걸려 있는 지적인, 프로화된, 그리고 상업화된 문화 모두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술에서 출발했으나 점점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예술 운동으로 발전하면서 서서히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탈 장르 예술운동으로 발전한다.

당시 첨단 미디어인 TV를 이용한, 지금껏 없었던 보다 다양한 양식이 뒤섞인 새로운 시각적인 예술을 계획한 것이었다.

 

   1963, 정원·지하실·다락방 등을 갖춘 3층 건물인 파르나스 갤러리에서 음악의 전시회 : 전자 텔레비전이라는 다소 긴 타이틀의 첫 개인전을 연다. 전시장은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질러대는 관객, 소음기의 시끄러운 소리, 찌그러진 이미지가 번쩍거리는 TV, 만지고 잡담하는 사람들 등 그야말로 인간을 포함한 전자 미디어의 복잡하고 다양한 복합 공간이었다.

 

   이 전시에서 두 대의 고장 난 텔레비전 중 수직동기가 망가진 한 대의 텔레비전에 TV를 위한 선이라는 제목을 붙여 옆으로 세워 놓았다. '도둑의 미끼'를 무는 개처럼 '멍청한 시청자'를 만든 바보상자 텔레비전의 대변신이다. 주사선은 정신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동양적 신비의 선과 의미를 중첩시키며 금세 깊은 사유의 대상으로 탈바꿈한다. 이 작품은 비디오 조각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게 된다.

 

   백남준은 예술가이며 발명가이고 기술자로서 대중 우상인 TV를 임의적으로 조작한 최초의 예술가다. 전자 미디어에 의한 인터랙티브 예술 경향을 알 수 있다.

 

   그는 미디어 세상의 미래에 대해 희망적이었다. 당연하게 매스미디어의 중심에 있는 TV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TV 브라는 따뜻한 사람의 몸과 연결해 소통의 퍼포먼스를 함으로써 차갑고 딱딱한 전자 제품인 TV를 이용했다.

 

   그의 작품에 풍부하게 내재되어 있는 매체의 비결정적 유연성과 확장성은 21세기 미디어 예술 전반에 널리 전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