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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극단적 선택'이라 불러도 되는가

ooziaoxoa 2023. 7. 13. 23:42

2512 신하은 

 

 

   언론에서 자살이 '극단적 선택'이라는 단어로 나타나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자살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으로 자살에 대해 조심성 있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유가족들과 고인을 배려하기 위한 단어로 쓰인다. 하지만 일부는 그 표현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지금 긁을 읽는 당신은 오히려 그 의문에 의문이 드는가?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일부가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에 대해 의문을 던진 이유는 바로 '선택'이라는 단어 사용에 있다. 자살을 선택의 영역에 넣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정말 자살은 선택이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선택으로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자살은 정신적 질환에 의해 순간적 충동을 느끼며 평균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서울병원 연구진이 자살 충동을 느끼는 우울증 환자의 뇌 mri 분석해 보니 뇌의 본능을 담당하는 변연계와 충동조절장애를 부르는 곧은 이랑이 활성화되면서 혈류량이 증가하고 전두엽과 변연계를 연결하는 연결 신경이 얇아지는 변화가 관찰되었다. 이를 통해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전홍진은 "우울증 상태에선 뇌 기능이 전체적으로 저하가 되고 그러한 뇌 기능의 불균형이 자살 충동과 관련이 있다"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살은 질환에 의한 것이지 선택이라고 보긴 어려움을 알 수 있다. 암 투병을 하다 사망한 사람을 보고 죽음을 선택했다고 표현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일부 전문가들 또한 '극단적 선택'이라는 단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예일대 정신과 교수 나종호는 tv 방송 '유퀴즈'에 출현해 "언론에선 자살이 선택에 일부라는 것을 보여주면 안 된다"라며 "암으로 사망한 사람들에겐 투병하였다고 말하는데 정신질환을 앓다가 자살한 사람들에겐 선택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부정적 뉘앙스를 줄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하였다. 또한 "유가족들의 죄책감을 가중시키는 표현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이며 그런 완곡한 단어의 사용이 자살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없음을 설명하였다.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자살률 1위이며 2022년을 기준으로 1년에 12,616명 즉, 매일 35명씩 자살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린 단어 선택에 보다 사려 깊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음은 나종호 교수의 에세이 중 일부이다. "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는 자살을 외면하려는 자세가 반영된 신조어일지도 모른다. 그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영원히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나종호 에세이 -. 앞으로 이러한 의견이 더 널리 퍼지며 '극단적 선택'보다는 '자살'이라는 명칭 그대로 사용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