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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쿼터제는 꼭 필요할까?

ooziaoxoa 2023. 7. 13. 01:59

2207 김하늬

 

 

  국산 영화의 무상영제라고도 한다. 기본적으로 외국영화의 지나친 시장 잠식을 방지하는 한편 자국 영화의 시장 확보가 용이하도록 해줌으로써 자국 영화의 보호와 육성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이다. 영국에서 처음 실시되었으며 이후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국가와 남아메리카, 아시아 국가 일부가 이 제도를 시행했으나 현재까지 계속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하여 브라질, 파키스탄, 이탈리아 등이다. 그중에서 한국의 스크린 쿼터제는 가장 구체적인 모습을 띤다. 한국에서 처음 시행한 것은 1967년부터다.

  그런데 1986년 영화법이 개정되어서, 한국 영화계에 비교적 자율의 바람이 불었는데, 제작 자유화, 수입 자유화로, 수입이 자유로워지고 영화사 설립이 자유로워졌다. 이때를 즈음하여 스크린쿼터의 보호 속에 안주하던 한국 영화계에 경각심이 생겼다. 해외 영화가 더 자유롭게 밀어 닥치게 되었는데, 맨몸으로 미국 영화와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비로소 스크린 쿼터 제도의 가치를 재발견했던 셈이다.

  또한 기존의 외국 영화사 수입 부분을 독점하다시피 해오다가 영화법이 개정되면서부터는 그 외국 영화 수입을 다른 이도 쉽게 회사를 차려서 할 수 있게 되어서, 수입으로 인한 수익 창출 부문이 불안해졌다. 영화계와 영화법의 전반적인 변화가 이러다 보니 '스크린 쿼터를 사수해야 한다'라는 절박함이 생겼다.

  1980년대 후반부터 변한 시류도 스크린 쿼터 논란을 부채질했다. 1988년 즈음은 한국이 먹고사니즘에서 벗어나 문화생활을 추구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흥행되는 영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성장하는 한국 영화와 규제받는 미국 영화 사이의 마찰이 본격화되고 그 최대 접점이 스크린 쿼터 논쟁이었다.
  스크린 쿼터제 찬성 주장은 한국 영화 진흥과 보호라는 절대 명제가 가장 강력한 찬성의 이유이다. 다른 이유가 필요 없다. 한국 영화가 오늘날의 모습으로 성장한 것은 스크린쿼터 제도 덕분이라 본다. 마찬가지로 스크린 쿼터 제도를 폐지하면 잘나가는 듯 보이는 한국 영화는 시든다 등의 주장이 있다.

  또 스크린 쿼터제 반대 주장은 선택과 경쟁이 미덕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관객에게 한국 영화를 일정 부분 보도록 의무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불합리이고, 자율을 침해한 것이다. 등이 있다.

  따라서 스크린 쿼터제는 오랫동안 한국 영화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한국 영화에도 자생력이 생겼다. 이제는 스크린 쿼터제를 폐지하고 할리우드 영화와 당당히 맞서자. 그것이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의 원리라는 주장이 생긴다. 그러자 반대편의 한국 영화계에서는 스크린 쿼터제 덕분에 한국 영화가 이만큼 살아난 것이다. 스크린 쿼터제를 폐지하면 곧 한국 영화는 망하고 말 것이다. 죽어도 스크린 쿼터제를 폐지해선 안 된다는 반대론이 득세한다.